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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기나는이야기

향수 종류(허벌 - 라벤더)

by 향기나는토끼 2023.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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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AVENDER

 

1) 뿌르 운 옴므

- 까롱
- Pour Un Homme by Caron
- 그리고 뿌르 운 팜므
- 조향사 어니스트 달트로프
- 재치 있는 이야기꾼이자 겔랑 가문 출신이 아니면서도 겔랑의 창의적인 팀을 이끈 마스터 조향사 티에리 바세는 뿌르 운 옴므가 어린 시절 어머니의 친구가 뿌린 향수였고, 그 냄새를 맡고 나서 처음으로 향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고 말했다. 한번 뿌려볼 만하지 않은가? 그리고 뿌르 운 옴므를 뿌려봐야 할 다른 이유는, 이게 1934년 조향사 어니스트 달트로프가 만들고 까롱이 출시한 오래된 향수인데도 여전히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클래식한 푸제르 계열 향수지만, 오프닝에 라벤더 노트를 진하게 강조했고, 거기에 로즈마리와 베르가못 노트도 느껴진다. 뿌르 운 옴므는 남성용 향수에 샌달우드 노트를 어마어마하게 넣기 한참 전에 나왔다. 지금은 새롭고 강렬한 퍼퓸, 스포츠, 로 버전도 살 수 있지만, 오리지널 뿌르 운 옴므 오 드 투알레트는 고풍스럽고 아름다워 여성에게도 잘 어울린다. 어떤 향기일지 정확히 이해한다면 인정하게 될 것이다.
 

 

2) 잉글리쉬 라벤더

- 야들리
- English Lavender by Yardley
- 오랫동안 사랑받은
- 조향사 미공개
- 잉글리쉬 라벤더는 현재 남녀 공용이다. 19세기말 남성용 향수로 시작했지만, 우리 할머니가 뿌릴 때 즈음에 한 번 바뀌었고, 지금은 리뉴얼을 거쳐 원래 스타일로 돌아갔다. 라벤더는 여전히 영국에서 재배한다. 우리 향수 연구실도 소중한 노퍽산 유기농 라벤더 에센셜 오일을 가지고 있다. 야들리는 실제 라벤더 향보다 좀 더 전통적인 향기로 묘사했다. 라벤더 애호가라면 아주 괜찮은 가격인 오 드 투알레트나 바디 스프레이로 즐겨보자.
 

3) 아이데란틀러

- 제뉴어리 센트 프로젝트
- Eiderantler by January Scent Project
- 부드러운 깃털과 털 코트
- 조향사 존 비벨
- 조향사 존 비벨이 만든 단어 중 하나인 아이데란틀러는 이름에서 솜털오리와 뿔 달린 사슴이 있는 시골 풍경이 떠오른다. 나만 그럴 수도 있겠지만. 축축한 습지에 넓게 펼쳐진 풍경 속 부드러운 깃털과 털로 만든 코트 아이데란틀러는 첫 향이 아주 우아하지만, 향긋한 라벤더, 싱그러운 그린, 시원한 바람, 넓게 펼쳐진 수풀, 지평선에 우거진 나무 등 시시각각 바뀌는 다채로운 구성으로 조금 멀게 느껴진다. 하지만 숲을 향해 걷다 보면 발밑에 이끼의 포근하고 보드라운 감촉이 느껴지고, 동물들에게 다가가면 따뜻하고 부드러운 온기가 느껴진다. 이 따스함을 알아야 하고, 그래서 청량한 향기가 걷힐 때까지 기다렸다가 거리를 좁혀 친해질 필요가 있다.
 

 

4) 그리 끌레

- 세르주 루텐
- Gris Clair by Serge Lutens
- 창과 방패를 가진 라벤더
- 조향사 크리스토퍼 쉘드레이크
- 이름에 그리가 들어간 향수는 아이리스나 라벤더, 혹은 둘 다의 향기를 풍기는 경향이 있다(그리는 회색을 의미하므로, 그리 끌레는 '맑은 회색'이라는 뜻이다). 그리 끌레는 부드러운 앰버 우드와 짙게 차오르는 라벤더 노트가 어울리지 않게 짝을 이루었지만, 아이리스 노트가 투닥거리는 둘을 은은하게 그러모은다. 그 아래 진하고 스모키 한 인센스 노트가 자리 잡고 있다. 세르주 루텐의 향수들은 경외하는 마음으로 속삭이듯 잔잔하게 말을 건다. 그리고 파리 팔레 루아얄 정원 쪽에 있는 무척 아름답고 세련된 매장은 향수 성지순례를 온 순례자를 끌어들인다. 새로운 향수에게 이전 향수가 자리를 내주고 사라질 때마다 인터넷에는 고통에 찬 외침이 울려 퍼진다.
 

5) 오 파퓨메 오 떼 블루

- 불가리
- Eau Parfumée au Thé Bleu by Bvlgari
- 섬세하게 어우러진 푸른빛
- 조향사 다니엘라 안드리에
- 그린티 동료인 오 떼 베르와는 달리 오 파퓨메 오 떼 블루는 라벤더, 우롱차, 아이리스, 셋이 단촐하게 노트 목록을 채운다. 우롱은 부분적으로 발효한 차로 깔끔한 그린과 쌉쌀한 블랙 노트 사이를 저울질하며 약간 진하고 비싸다. 상쾌하게 들이켜고 싶어지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해서, 베를린의 리츠 칼튼 호텔은 그 향기에 영감을 받아 칵테일을 만들 정도였다. 아이리스 노트의 향긋함은 바이올렛과 포개진다. 그 둘은 같은 화합물을 자연과 화학 연구실에서 추출해 만들었다. 그리고 라벤더 노트와 서로 향을 주거니 받거니 한다. 함께 모습을 드러낸 우드 노트는 닌자 웨이터가 도자기 잔을 가져다주는 장면을 상상할 수 있을 정도로 섬세하다.
 

 

6) 라벤더 임페리얼

- 산타 마리아 노벨라
- Lavanda Imperiale by Santa Maria Novella
- 라벤더 그 자체
- 조향사 미공개
- 향수의 세계에서 가장 역사적이고 고급스러운 플래그십 스토어가 틀림없는 이탈리아 향수 하우스에서 깔끔한 유니섹스 라벤더 향수를 선보였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의 피렌체 매장은 단순히 향수 매장이라고 부르기 어려울 정도로 웅장함을 자아내기 때문에 찾아가 볼 만한 가치가 있다. 대리석, 목재, 조각상으로 장식된 이전의 수녀원을 복원해 해외에서 온 단체 관광객을 수많은 방과 복도, 정원, 다실, 약초 진열대, 비누 판매대, 향수 진열대 등에 나누어 수용할 수 있다. 산타 마리아 노벨라는 저렴한 브랜드가 아니지만 즐거운 경험이다. 그리고 갓 딴 라벤더 꽃향기를 맡고 싶다면, 이쪽입니다.
 

* 참고

<라벤더가 허브라고?> 향수에서 라벤더는 플로럴보다는 허브 계열로 분류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에서는 톡 쏘는 상쾌함과 산뜻함을 강조한 남성용 향수 조향에 사용한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플로럴 노트로 취급해, 바닐라와 머스크를 섞어 달콤한 느낌을 살려 부드러운 여성용 향수로 만든다. 이런 종류의 성별에 대한 편견은 그저 패션과 관습일 뿐이니 얼마든지 무시해도 좋다. 내가 말했던 것처럼, 이건 남자는 아보카도를 먹으면 안 되고 여자는 치즈를 먹으면 안 된다고 말하는 것과 같다. 라벨에 뭐라고 쓰여 있건 간에 신경 쓰지 말고 자신에게 어울리는 라벤더 향수를 골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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